소도시 문화 탐방기

양양 낙산사에서 시조를 읽으며 떠나는 마음여행

easy-info1 2025. 8. 7. 11:23

1. 시조와 파도의 만남, 낙산사의 서정

 
양양 낙산사 대웅전 앞에 섰을 때, 바닷바람은 이미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절 바로 아래 펼쳐진 해안에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 소리를 배경 삼아 조용히 시조 한 수를 읊었다. 전통 시조는 본래 조용하고 정적인 언어이지만, 그날 낙산사의 파도와 어우러져 특별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시조의 짧고도 깊은 울림은 파도의 주기와 겹쳐지며 내 안으로 흘러들었고, 고요한 산사 속에서 소리와 언어, 정서가 맞물리는 순간을 체험하게 했다. 매번 반복되는 파도 소리 속에서도 시조는 같은 울림을 주지 않았다. 그 변화 속에서 나는 자연과 문학이 만나는 경계에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그 장면 자체가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다.

 

특히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던 작은 벤치 위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다시 한 수를 읊었다. 그 순간, 낙산사라는 공간은 단순한 사찰이 아니라, 파도와 바람, 시와 마음이 만나는 감성의 현장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산과 바다, 그리고 언어가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그날 낙산사는, 바다가 시조를 품는 진정한 문학의 터전처럼 다가왔다.


 

2. 시조 읽기의 감각, 풍경 속으로 스며드는 마음

 
대웅전 앞 작은 마당에 앉아 시조를 읊으며,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가지와 해변 너머 수평선의 흐름이 함께 입 안으로 들어왔다. 한 구절씩 음미할 때마다 시조 속 정서가 내 안에 스며들고, 시 구절과 함께 떠도는 바람이 마음을 흔들었다. 이 감각은 단순한 낭독이 아니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서가 비로소 언어 아래에서 살아났으며, 산과 바다, 그리고 시조가 만들어낸 정경이 나를 문학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다.

양양 낙산사에서 시조를 읽으며 떠나는 마음여행

 

3. 시조와 자연의 교감, 문장의 속삭임

 
시조 한 구절을 읽은 후, 나는 낙산사 경내를 한 바퀴 돌며 시조의 정서를 자연에 비유해보았다. 파도가 시조의 숨결 같았고, 소나무 잎사귀는 그 숨결 위로 흔들리는 시어였다. 산문이나 현대시가 아닌 전통 시조는, 고전이지만 오히려 바닷가에서 더 빛났다. 바다의 시간과 절집의 시간, 그리고 시조의 시간은 서로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었다. 이 문단에서는 시조와 자연이 어떻게 교감하며 문장 속에서 울림을 만들어내는지를 강조했다.
 

4. 즉흥 시조 창작, 마음 여행의 확장

 
잠시 머물던 벤치에 앉아, 나만의 즉흥 시조 한 수를 만들어 보았다. 주제는 ‘바닷가에서 떠올린 한 줄’. 나는 이렇게 썼다:
“파도에 흘러가는 한 줄 시조, 마음에도 흔적을 남긴다.”
즉흥 창작은 단지 시 구절을 만들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마음의 흐름을 언어로 기록하려는 시도였고, 낙산사의 풍경이 내게 준 영감을 문장으로 옮기는 순간이었다. 낭송하면서 바다와 산의 고요함이 내 온몸에 퍼졌고, 시조는 종이 위를 넘어 내 안에서 숨 쉬었다.
 

5. 마음여행의 여운, 삶으로 이어지는 시의 파도

 
낙산사를 떠나며, 나는 즉흥 창작 시조와 읽었던 시조를 기록한 노트를 손에 들고 있었다. “문장은 바닷가에 남긴 발자국 같고, 시조는 그 발걸음 위에 떠도는 파도 같다.” 어느 참여자는 같은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시조를 읽었을 때, 바다도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처럼 낙산사에서의 시조 읽기와 쓰기는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마음여행의 연장선이다. 문장이 삶에 스며들고, 자연과 문학이 일상 속에서 계속 울려 퍼지는 경험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