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문화 탐방기

예산 추사고택, 문방사우와 함께한 사색의 하루

easy-info1 2025. 8. 19. 14:45

1. 붓끝의 시간, 추사의 고택에서 마주한 첫 문장 – 추사고택과 문학의 시작

 

충청남도 예산의 추사고택.

그 고요한 고택의 대청마루에 앉았을 때, 나는 가볍게 노트를 펴고 첫 문장을 적었다.

사방으로 스며드는 바람과 나무의 마찰음, 종종 새어드는 햇빛의 결.

모든 풍경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기척을 품고 있었다.

추사 김정희가 걸었던 마루 위에 앉아 있노라니, 시간이라는 잉크가 내 손끝으로 번져왔다.

“고택의 시간은 붓끝 위에 깎이고, 문장이 그 위를 천천히 흐른다.”

그 감각은 마치 오래된 서화첩을 넘기듯 조심스럽고 단단했다.

 

추사의 흔적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공간 전체에 가볍고 깊게 깃들어 있었다.

그의 사유와 글씨, 그리고 침묵조차도 마루와 기둥, 문살을 통해 여전히 말을 거는 듯했다.

낡고도 단단한 마루에 몸을 기대고, 바람에 흔들리는 조각보를 바라보는 동안

문장은 종이에 쓰인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처럼 피어났다.

 

이 고택은 단순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문학이 시작되는 한 점의 호흡이었다.

침묵의 아름다움, 사유의 깊이, 그리고 예술이 머문 자리에서

나는 다시금 첫 문장을 썼다.

그것은 새로 태어난 말이 아니라, 이 공간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해두고 있었던 문장이었다.

 

2. 문방사우와 사색, 붓과 먹을 마주하다 – 문방사우 체험과 내면의 문장

 

고택 안 서재에는 붓과 먹, 벼루와 종이 등 문방사우가 정갈히 놓여 있었다. 참가자들은 직접 붓을 들어 글씨를 써보고, 그 감각 위에 자유롭게 문장을 적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붓끝이 벼루 위를 스칠 때마다, 문장이 공기 속으로 번진다”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글씨와 시문은 단순한 시각적 형태를 넘어 내면의 감각을 깨우는 매개였다. 이 문단은 ‘문방사우를 통해 문장이 감각으로 다가오는 사색의 시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3. 고택 산책과 즉흥 글쓰기, 주변 풍경과 문장의 대화 – 고택 산책이 낳은 즉흥 시구

 

추사고택 뒤편 정원과 작은 연못을 산책한 후, 나는 즉흥 문장 한 줄을 적었다. 주변에는 매화 가지, 작은 못 위 반영, 돌담 너머 산그늘이 있었고, 자연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매화 가지 끝에 맺힌 이슬조차 시어처럼 내 노트 위에 빛난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즉흥 글쓰기를 통해 고요한 풍경과 언어가 대화하며, 숨어 있던 감정이 문장으로 화했다. 이는 장소와 문장이 만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4. 낭송회와 대화, 추사와 동행하는 언어의 흐름 – 문학 낭송과 공감의 장

 

고택 앞뜰에서는 즉흥 낭송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문장을 낭독했고, 다른 이들은 찬찬히 귀 기울였다. 나는 이렇게 낭송했다: “문방사우 위에 남긴 내 문장은, 추사와 오늘 나를 묵묵히 이어준다”. 낭송이 끝난 뒤 우리는 서로의 문장에 감응하며 작지만 의미 깊은 문학의 공동체로 연결되었다. 이 시간은 장소와 문장을 함께 나누는 경험이었고, 문학과 삶이 겹치는 장이었다.

 

5. 여운으로 남은 서재의 문장, 일상 속으로 흐르는 기억 – 문장은 삶에서 이어진다

 

체험이 끝난 뒤, 서재 한 켠에 앉아 메모 노트를 펼쳤다. 한 참여자는 “붓끝의 감각이 내 하루의 리듬을 바꿔 놓았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고택의 한 문장이 내 일상 속 작은 시가 되었다”라고 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서재의 고요함을 닮아, 내 삶의 페이지로 스며들었다”는 문장은 이 체험의 핵심이었다. 문학은 단지 장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추사고택에서 피어난 문장은 각자의 일상으로 이어지며 삶 속에서 흐르는 강이 된다.

예산 추사고택, 문방사우와 함께한 사색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