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도가 말을 거는 길, 블루로드의 서사 경북 영덕에 위치한 블루로드는 단순한 해안 산책로가 아니었다. 이 길은 바다와 사람이 함께 써 내려간 하나의 문학적 서사처럼 느껴졌고, 걷는 동안 나는 바람과 파도, 햇살의 리듬에 따라 마음이 천천히 정돈되는 것을 느꼈다. 블루로드는 총 4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A코스는 축산항에서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바다 마을의 일상을 담은 길이었고, B코스는 창포말등대와 강구항 사이를 따라 걷는 길로, 절벽과 바다가 맞닿는 드라마틱한 풍경이 펼쳐졌다. C코스와 D코스는 각각 푸른 숲과 조용한 어촌 마을을 지나며, 걷는 이에게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파도는 늘 같은 소리를 내는 듯했지만 이상하게도 날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