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양의 사계절, 박목월 시의 배경이 된 자연의 시간 충청북도 단양은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가 아니다. 박목월 시인에게 이곳은 언어가 싹트고 감정이 자라는 토양이었다. 그는 단양 일대를 자주 찾았고, 그곳의 사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시의 씨앗을 틔웠다. 단양의 풍경은 그의 대표작 ‘나그네’, ‘산도화’, ‘청노루’ 등에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그 자연 묘사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서 정서를 일으키는 감각적 촉매제가 되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압도적인 산세는 없지만, 단양에는 소백산의 너른 품과 남한강의 곡선이 빚어낸 유려한 침묵이 있었다. 박목월은 그 곡선 속에서 시인의 마음을 비춰보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빛과 바람의 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다듬었다. 그에게 봄은 ‘피어도 소리 없는 꽃의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