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은 내 발자국 위에 떨리고, 숲길은 그 떨림에 시를 남긴다." 1. 시가 시작된 길, 메타세쿼이아 숲의 울림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단순히 나무가 늘어선 산책로가 아니었다. 숲길 입구에 들어선 순간, 풍성한 초록빛 터널이 마치 한 겹의 비단처럼 몸을 감싸안았고, 나는 그 안에서 조용히 걸음을 멈췄다. 수많은 나무들 사이를 천천히 걷다 보니,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하나가 시처럼 느껴졌다. 이곳에서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나무들이 먼저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줄기, 이따금 햇살이 스며드는 가지 사이의 틈, 그리고 땅을 살짝 스치는 바람의 리듬이 어느새 한 줄 시가 되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는 나무 앞에 멈춰 서서, 깊게 숨을 들이쉬었고 그 순간마다 떠오른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