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제, 인문학을 품은 자연의 도시강원도 인제는 설악산 자락 아래 자리한, 산과 물의 기운이 가득한 고장이었다. 투명한 내린천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저녁이면 바람이 언어처럼 귓가에 스며들었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 도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수필처럼 느껴졌다. 그런 인제에서 작가들과 독자들이 함께 모여 인문학 캠프를 열었다. 이 캠프는 화려한 무대나 복잡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대신, 소도시의 조용한 공간 안에서 자연과 사람, 글과 사유가 천천히 마주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지정된 장소에 모여 서로의 글을 낭독했고, 인근 숲길을 함께 걸으며 나무와 강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도시의 소음 대신, 인제의 고요함 속에서 문장을 다시 써내려갈 수 있었고,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