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포 아래 첫 문장, 물소리에 깨어나다 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는 낙차 높은 물줄기와 함께 울림을 품은 공간이다. 단단한 바위 위로 쏟아지는 물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리듬이며, 그 아래 서면 감각이 선명해진다. 그날, 나는 작은 노트 하나와 펜만을 들고 폭포 아래에 섰다. 바람에 흩날리는 물방울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단어 하나씩이 떠올랐고, 나는 무심히 첫 문장을 적었다.“폭포의 낙수는 숨결이 되어 내 시를 흔들어 깨웠다.”그 문장은 자연스럽게,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폭포는 말이 없지만, 끊임없이 울린다. 그 울림은 마음속 고요를 깨우고, 잠들어 있던 언어를 흔든다. 시인은 물방울 하나하나를 단어로 받아 적듯, 자연의 리듬에 몸을 맡긴 채 문장을 적기 시작한다. 그 순간 시는 단지 머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