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숲길의 첫걸음, 문장이 숨 쉬는 공간 경남 함양의 상림 숲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다. 천년을 넘긴 생명의 터전이자, 고요한 사유가 시작되는 문학의 서막 같은 곳이다. 오래된 느티나무들이 길 양쪽을 지키고 있고, 사이사이 흐르는 바람과 작은 연못의 물결은 마치 한 문단의 쉼표처럼 자연스럽게 시선을 멈추게 한다. 이 숲은 조용하지만 명확하게 말을 건다. 나무는 침묵하고 있지만, 그 침묵 속에 수많은 언어가 숨어 있다. 숲길에 들어선 순간 나는 무심코 노트를 꺼냈고, 첫 문장을 적었다.“상림 숲길의 숨결이 문장이 되어 내 발걸음을 인도한다.”정확히 그런 느낌이었다.걷는다는 행위는 단지 이동이 아니라, 문장 하나하나를 따라가는 일처럼 느껴졌다.나무들은 문학의 리듬이 되었고, 바람은 문장의 사이를 매끄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