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붓끝의 시간, 추사의 고택에서 마주한 첫 문장 – 추사고택과 문학의 시작 충청남도 예산의 추사고택.그 고요한 고택의 대청마루에 앉았을 때, 나는 가볍게 노트를 펴고 첫 문장을 적었다.사방으로 스며드는 바람과 나무의 마찰음, 종종 새어드는 햇빛의 결.모든 풍경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기척을 품고 있었다.추사 김정희가 걸었던 마루 위에 앉아 있노라니, 시간이라는 잉크가 내 손끝으로 번져왔다.“고택의 시간은 붓끝 위에 깎이고, 문장이 그 위를 천천히 흐른다.”그 감각은 마치 오래된 서화첩을 넘기듯 조심스럽고 단단했다. 추사의 흔적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공간 전체에 가볍고 깊게 깃들어 있었다.그의 사유와 글씨, 그리고 침묵조차도 마루와 기둥, 문살을 통해 여전히 말을 거는 듯했다.낡고도 단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