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돌탑 위 첫 호흡: 탑사 돌탑 풍경에서 문장이 깨어나다 – 돌탑과 문학의 시작 진안 마이산 탑사에 들어서면 수천 개의 돌탑이 저마다 다른 결로 쌓여 있다. 기계나 기술 없이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올린 탑들. 그 정적의 풍경 안에서 나는 문장을 꺼냈다. 돌탑은 단순한 쌓기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하나의 돌에는 한 사람의 소망이, 그 위의 돌에는 또 다른 시간의 기도가 얹혀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노트를 꺼내 첫 줄을 적었다.“돌 하나하나가 침묵의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그 말은 문장이 되어 내 손끝으로 흘러내렸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누군가는 지나간 인연을 위해, 또 누군가는 막연한 바람 하나로 돌을 얹었을 것이다. 그 마음들이 켜켜이 얹혀 생겨난 풍경은 말보다 깊었다. 글은 말로 이루어지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