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시가 머무는 언덕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한적한 골목길을 오르면,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이 고요하게 서 있다. 겉으로는 단출하지만 그 안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을 노래했던 시인의 숨결이 가득하다.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이 겪었던 일제강점기의 시대적 고통과, 그 속에서 더욱 빛난 언어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높은 언덕에 자리한 문학관 앞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북촌과 한옥 지붕들이 이어져 있고, 그 위로 펼쳐진 하늘은 시인의 시구처럼 담백하고 투명하다.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시와 시대, 그리고 한 청년의 순수한 마음이 머무는 장소다. 2. 시대의 상처와 시인의 기록전시실 안으로 들어서면,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쓴 시 원고, 필사본, 친필 편지가 차분히 전시되어 있다. 유리 너머에서 바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