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은 고향에서 태어나 삶으로 자란다.” 1. 고향의 뿌리, 강진 영랑생가에서 문학이 시작되다 강진에 위치한 영랑생가는 단순한 고택이 아니었다. 김영랑 시인이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낸 이 집은, 그의 시어와 정서가 오롯이 스며 있는 살아 있는 문학 공간이었다. 낮은 담장과 초록 기와지붕, 그리고 마당을 감싸는 꽃나무들은 시인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고, 조용한 골목 안 그 풍경만으로도 시 한 줄이 떠오를 만큼 운치가 깊었다. 이곳에서는 매년 ‘영랑생가 문학제’가 열린다. 내가 찾았던 날은 축제의 첫날이었고, 생가 마당 한가운데에는 작은 시화전이 마련돼 있었다. 고운 한지에 적힌 시들이 바람에 살짝살짝 흔들릴 때마다, 김영랑의 시 속 언어가 다시 호흡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역 주민들과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