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는 돌이지만, 문장은 바람이 되어 마음을 흔든다." 1. 바위 위 세 신격, 설화와 조우한 순간충청남도 태안, 조용한 해변을 지나 깊숙한 산자락으로 들어서면 마애삼존불이 바위 위에 새겨져 있다. 세 개의 부처상이 부드러운 미소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고,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바람과 비, 침묵을 견디며 이 자리를 지켜왔다. 이 조각상은 단지 종교적 신앙의 대상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바다에서 떠내려온 아이가 돌 위에서 자라 부처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설화는 바위 위에 남은 흔적처럼, 말없이 이 풍경을 감싸고 있다. 그날 나는 마애삼존불 아래 서서 조용히 바람을 맞았다.문득 마음속에서 한 문장이 떠올랐다.“설화는 돌에 새겨진 문장이 아니라, 바다의 기억이 깎인 조형이다.”바위는 말이 없었지만, 수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