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소설 속 세상이 현실로 내려앉은 곳, 하동 평사리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들어서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낯설면서도 이상하게 익숙하다. 드넓은 들판과 섬진강, 그리고 그 너머로 굽이치는 지리산 능선이 소설 『토지』의 첫 장면처럼 다가온다. 바로 이곳이 박경리 대하소설의 주요 무대이자, 이야기의 숨결이 살아 있는 마을이다. 특히 ‘최참판댁’은 단순한 촬영 세트가 아니라, 소설 속 시대와 인물들이 숨 쉬던 공간을 그대로 재현한 문학의 현장이다. 기와지붕 너머로 보이는 산자락과 마당을 스치는 바람까지, 이곳의 모든 요소가 소설의 문장을 배경 삼아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2. 최참판댁, 소설과 역사가 만나는 무대 최참판댁은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그 본질은 박경리의 문학 세계를 시각..